코로나로 앞당긴 원격진료 "의료계에서 환영"

김문선 기자 승인 2020.09.12 07:32 | 최종 수정 2020.09.12 19:42 의견 1
 
지방 보건지소 의료진이 도서 벽지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시행하고 있다(사진= 인천시 옹진군 제공)

  커다란 위기는 종종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되곤 한다. 아주 짧은 기간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켜 수십 년간 견고했던 판도를 뒤바꿔놓는 것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이 꼭 그렇다. 전염력이 매우 높아 근무·교육·쇼핑·전시·공연·스포츠·취미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비대면·원격 활동이 훅 들어왔다.

  코로나19가 앞당긴 비대면 시대에 가장 논란이 뜨거운 분야가 원격의료다. 일반인 입장에서 원격의료의 핵심은 ‘병원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된다’는 데 있다. 하지만 한국의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10년째 법으로 금지돼 있다.

2010년 18대 국회부터 직전 20대 국회까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의 여지를 터주는 의료법 개정안이 제출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26개국, 주요 선진국으로 꼽히는 G7(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국가들이 모두 원격의료를 허용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에서 원격의료가 ‘금기’시 되는 건 왜일까?. 원격의료는 크게 두 가지 나뉜다. 우선 의사가 전화·영상·채팅 등으로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며 상담·관리 해 주는 ‘원격모니터링’이다.

둘째, 의사가 전화·영상·채팅 등 원격으로 질병을 진단하고 약까지 처방하는 ‘원격진료’가 있는데 이게 더 논란이 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자 보건복지부가 지난 2월 말부터 ‘한시적으로’ 허용한 전화 상담 또는 처방이 여기에 해당한다.

 

  코로나19와 별개로 원격의료는 고령시대, 1인 가구 시대에 유용하다.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자나 이동이 부담스러운 노인이나 장애인, 격오지에 사는 사람의 경우 굳이 약을 처방 받거나 통증이 심하지 않은 증상을 상담하기 위해 병원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한국이 허용하든 안 하든 이미 세계 원격의료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서치앤마켓은 세계 원격의료 시장이 2020년부터 연평균 15.1%씩 성장해 2027년 1550억 달러(약 191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격의료 기업들은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안전성과 효과 등에 대한 자문과 검증을 받고 싶어 한다. 의료 인들이 헬스케어 기업들의 자문에 참여하고 기업과 병원을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하며, 나아가 창업의 주체로 활동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여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세계는 이미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의 기회를 잡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국제 보건분야에선 ‘K방역(코리아 방역)’이란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의 의료계가 세계에서 소프트 파워를 알릴 큰 장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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