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투자한 국내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최대 3만 명이 조기 사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은 10일 서울시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보험사가 투자한 국내 40기의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로 연간 최소 650명에서 최대 1060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고, 가동 기간(평균 31년) 동안 조기 사망자 수는 최대 3만3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모델링 결과를 발표했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장은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험사가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를 가지고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의 주범인 석탄사업에 앞장서 투자해왔다는 행태는 모순적이며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을 자처하는 삼성이 반환경적 투자를 계속하며 미래를 망치려 한다면 이에 비난과 불매로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모델링은 지난달 국회 양이원영 의원실이 공개한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를 기초로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가 삼성의 두 보험사가 투자한 40기의 석탄발전소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삼성의 보험사가 석탄사업에 투자한 규모는 국내 민간 금융사 중 최대인 15조원에 달하며 금융을 제공한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는 신규를 포함해 40기에 이른다. 이 중 신규로 추진되는 강릉안인 석탄발전소는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고 있다.
이번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투자한 40기의 석탄발전소가 총 배출하게 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약 60억톤으로 예상되며 이는 한국이 2018년 한 해 배출한 온실가스의 8배, EU 28개 회원국이 2017년에 배출한 온실가스의 규모보다 크다는 주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석탄 사업 투자 중단과 철회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전 세계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보험 제공 중단을 촉구해온 글로벌 캠페인인 인슈어 아워 퓨처도 함께 할 예정이다.
인슈어 아워 퓨처 캠페인의 신민영 지속가능금융 고문은 “글로벌 보험사들은 빠르게 석탄 투자 및 보험제공을 중단하고 있다”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브랜드에 큰 타격이 올 수 있고 소비자를 비롯해 투자자들이 삼성이라는 브랜드와 결별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