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인공피부 첫 개발'

한미연구팀, 사람 피부처럼 촉각·온도 감지

김문선 기자 승인 2020.11.20 18:40 의견 0
POSTECH 정운룡 교수와 유인상 박사, 미국 스탠퍼드대 제난 바오 교수 공동연구팀이 온도와 기계적인 자극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다기능성 이온-전자피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진=기사와무관함 pixabay )

SF 영화의 한장면 처럼 인간의 피부를 닮은 온도와 힘을 느끼는 인공피부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POSTECH(포항공대)는 20일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와 유인상 박사, 미국 스탠퍼드대 제난 바오 교수 공동연구팀이 온도와 기계적인 자극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다기능성 이온-전자피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자피부를 실제로 밀었을 때의 인식 이미지다. 접촉한 부분의 온도변화, 힘의 방향을 정확하게 인식한다. (사진=포스텍)

지금까지 움직임이나 온도만을 각각 감지하는 전자피부는 있었지만, 인간의 피부처럼 온도와 다양한 움직임을 동시에 인지하지는 못했다.

사람을 비롯한 동물에 피부는 단순히 장기를 보호하는 껍질이 아니다. 생존을 위해 자극이나 기온의 정보를 제공하는 ‘신호체계’ 혹은 날씨를 알려주는 ‘기상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 피부 전체에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촉각 수용체’는 만지거나 꼬집기와 같은 기계적인 자극이나 기온을 느끼고, 전기 신호를 만들어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인간 피부 속 촉각 수용체에는 전해질로 가득 차 있다. 덕분에 변형이 자유로우면서도 망가지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 같은 인간 피부의 특징과 함께 전해질을 함유한 이온 전도체 소재가 측정 주파수에 따라 측정할 수 있는 성질이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촉각과 온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다기능성 인공 수용체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만든 전자피부는 밀림과 꼬집기ㆍ벌림ㆍ비틀림 등 여러 움직임에 대해 힘을 가한 방향이나 늘어난 정도는 물론, 힘을 가한 물체의 온도도 정확하게 측정해 낼 수 있었다.

정운룡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왼쪽)와 유인상 박사후연구원(오른쪽), 제난 바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온도와 힘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다기능성 이온 전자피부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사진=포스텍 )

제1저자인 POSTECH 유인상 박사는 “집게손가락이 전자피부에 닿으면, 전자피부는 접촉을 온도변화로 감지하며, 이후 손가락이 피부를 밀면 접촉된 뒷부분이 늘어나 움직임으로 인지한다”며 “이 전자피부가 온도나 움직임을 감지하는 원리는 실제 인간의 피부가 다양한 촉각을 인지하는 원리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POSTECH 정운룡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해질을 이용한 전자피부 연구의 포문을 여는 첫 단계라 할 수 있다”며 “연구의 최종목표는 인간의 촉각 수용체와 신경 전달을 모사한 인공 전자피부를 만들어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피부나 장기의 촉각 기능을 잃은 환자들의 촉각을 복원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사이언스 20일자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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