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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M&A, 아마존·도요타도 탐낸다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초읽기

정의선 회장 시대 첫 대형 M&A, 구글에 이어 소프트뱅크가 인수
모빌리티솔루션 기업 변모의 실질적 움직임...로봇 스팟 1대 당 약 8,300만원

  • Editor. 김문선 기자
  • 입력 2020.12.11 16:42
  • 수정 2022.04.05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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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 가 시험 운영중 인 로봇개 "스팟"을 점검 하고 있다. (사진=Boston Dynamics )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로봇 개발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인수를 추진한다. 거래가 성사된다면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의 첫 대형 M&A로 기록된다.

현대차와 인수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보행로봇의 권위자인 마크 레이버트 박사가 지난 1992년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레그랩(다리연구소)에서 분사해 시작한 기업이다. 2013년에는 구글에 인수됐으나 로봇에 대한 근본적인 견해차로 2017년 소프트뱅크에 다시 인수됐다. 당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아마존과 도요타를 물리치고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사들이며 “첨단 다이내믹 로봇의 확실한 기술 리더”라고 평가했다.

◇ 인수의미

인수 성패를 떠나 현대차그룹이 과거 내연기관·완성차 제조업체의 틀을 벗어나 '모빌리티 솔루션 그룹'으로 변모하는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를 갖는다. 또한 현대차그룹이 지난 수년간 보여준 ▲기술력 확보를 위한 해외 스타트업 기업의 지분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글로벌 선두기업과 혈맹 관계를 맺는 조인트벤처(JV) 설립을 넘어 글로벌 톱티어(Top-Tier) 기업의 경영권을 사들인다는 점에서 M&A 방식의 다각화 전략도 옅볼 수 있다.

인수가 성사된 이후에도 지켜봐야 할 점은 많다. 로봇기술을 활용한 공장 효율화 과정에서 노동조합(노조)과의 원만한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해당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어떤 계열사가 확보하느냐도 앞으로 추진할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이다. 앞으로 미래에는 50%가 자동차, 30%가 개인항공기(PAV; Private Air Vehicle),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다" 정의선 회장은 2019년 타운홀 언급했다.

◇ 내연기관의 한계성 도달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추진은 최근 현대차그룹이 대내외적으로 드러낸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한다. 현대차가 생산 라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입는형태의 로봇) 벡스(VEX)는 현재 공장에서 시범 운영중이다. 지난해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선 다리로 걸어다니는 이동수단 '엘리베이트'를 선보였다. 로봇 다리 4개를 움직여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기존 이동수단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형에서 활용 가능한 장치다. 아직은 '콘셉트' 수준이지만 이 같은 장치의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글로벌 기업이 바로 '보스턴다이내믹스'다.

사실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쳐온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본사에선 전략기술본부와 기획조정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지분 투자를 진행했고, 해외에선 현대크레들(Center for Robotic-Augmented Design in Living Experiences)과 산하의 오픈이노베이션 센터가 파트너들과의 협력 강화 및 투자처 발굴을 담당했다. 과거 현대차는 수직 계열화와 부동산 및 공장 등의 내연기관을 위한 투자를 진행했다면 최근 수년간의 투자영역은 모빌리티에 집중됐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5년부터 모빌리티 관련 분야에 단순 지분 투자한 사례는 40여건에 달한다. 그랩(grab)·올라(oala) 등 투자 기업 대다수가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일정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추후 전략적 제휴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로봇 스팟을 조정하여 장애물을 만나면 넘거나 돌아가는 시험을 하고있다.(사진=Boston Dynamics )

◇ 보스톤다이내믹스 어떤기술을 가지고있나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며 2000년대 중반부터 개를 닮은 조종 가능한 로봇 '빅 도그' '리틀 도그' '치타' '스폿' 등 기발한 로봇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4족 보행 로봇 스폿은 다양한 센서를 장착하고 일정 지역을 순찰하거나 감시할 수 있는 다목적 로봇이다. 스폿은 바퀴 대신 네 개의 다리를 움직여 이동한다. 따라서 이동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인간이 갈 수 있는 대부분의 지형에 접근할 수 있다. 사전 프로그램에 의한 자율보행은 물론 원격 조정도 가능하다.

특히 스팟은 장애물을 만나면 넘거나 돌아가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넘어지면 자연스럽게 다시 일어서는 등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보유한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스폿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작되자 의약품 수송과 진단검사 대기자 안내에 활용되며 이름을 알렸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스폿을 대당 7만4,500달러(약 8,300만원)에 판매하는 등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테슬라 전기차 한 대 가격과 맞먹는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돼 대중화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다시 매물로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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