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설은 명백한 '인재'

원안위, 한수원, 원자력안전기술원, 조사, 연구 계획만 세우고 누설 막는 근본 조치 안해
2012년,후쿠시마 사고 대책 여과배기(CFVS) 설치 과정에서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7곳 뚫어
그린피스, ‘경주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설은 한국 원전 안전 실패의 대표적 사례’
바다로 통하는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하부 유공관도 이미 삼중수소 오염
국민 안전과 직결된 원전 부지 내 중요 시설 관리 태만…...정부, 책임 소재 철저히 밝혀야

조성훈기자 승인 2021.09.11 13:54 의견 0

(사진=한국그린피스)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이하 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오늘 경주 월성원전 부지내 삼중수소 누설에 관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저장수조의 차수막(방사능 차폐를 막는 최후의 방호벽)이 손상되어 지난 20년동안 삼중수소가 누설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2012년 월성원전의 격납건물 여과배기계통(CFVS)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파일이 수조 바닥을 관통한 곳이 7개라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이에 관한 조사 및 연구 계획만 세웠을 뿐, 누설을 막는 근본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전대미문의 비계획적 방사성 물질 누설로, 오랜 기간동안 인근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켰을 것입니다.

by 한국그린피스

(사진=한국그린피스)

그린피스는 "원안위와 한수원은 고농도 삼중수소 누설을 즉각 차단하라고" 밝혔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협의회)’는 오늘(10일) 경주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누설 원인 규명을 위해 지난 5개월간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지난 1월, 월성원전 부지의 광범위한 삼중수소 오염 의혹에 대해 ‘빗물에 의한 누설이며 핵심 설비의 균열은 없다’고 단언했으나 조사단이 확인한 결과는 달랐다.

조사단이 월성 1호기 저장수조 주변의 흐르는 물을 조사한 결과 리터당 약 76만 Bq(베크렐) 농도의 삼중수소가 검출되었으며 세슘137도 폐기물 관리기준의 3배 이상 발견됐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음용수 유해 기준(리터 당 1만 베크렐)의 약 70배에 해당하는 농도이며, 국내 방사성 폐기물 관리기준에 따르면 삼중수소는 리터당 10만 베크렐, 세슘137은 0.1g(그램) 이상인 경우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관리되어야 한다.

이 정도의 방사능 준위가 원전 부지에서 발견되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다.

현재, 월성 1호기뿐만 아니라 나머지 원자로의 저장수조 안전성도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심각한 수준의 지하 환경 오염이 쉽게 예측되는 바, 즉각적인 삼중수소 누설 차단 대책이 실행되어야 한다. 그린피스는 정부와 세 기관에 아래 세 가지 사항의 즉각적인 실행을 요구한다.

하나, 원안위와 한수원은 고농도 삼중수소 누설을 즉각 차단하라.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는 리터당 약 1백만 베크렐 농도의 삼중수소 오염수가 담긴 고준위 방사능 보관 시설이다. 방사성 물질이 환경에 누설되지 않도록 최후의 방비가 되어야 할 구조물이 부실 공사와 관리 태만으로 인해 수십 년 전부터 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다.

조사단 발표에 따르면, 저장수조의 균열을 막기 위해 1997년 진행한 콘크리트 벽체의 보수 공사를 진행한 것이 더 큰 문제를 낳았다. 방사능 차폐를 막기 위한 최후의 방호벽인 차수막이 수조벽을 감싸지 못하고 끊어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콘크리트 벽을 잇는 형태로 제작된 수조의 시공이음부에서도 방사능 누설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는 방사능 차폐 기능을 모두 상실한 채 20년간 방치된 것이다.

균열과 보수 공사를 거친 콘크리트 구조물은 추후 주기적인 유지 관리가 필수적이다.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지하수 오염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삼중수소 누설을 막았을 수 있다. 한수원과 원안위는 안전 관리와 운영의 책임을 가진 국가 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방기한 것이다.

둘,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한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훼손 사고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

한수원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후속 조치로 약 6백억 규모의 격납건물여과배기(CFVS) 설치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한수원 원장과 안전처장은 중대사고 위험을 감소시킬 CFVS 설치가 월성 1호기를 ‘명품 원전’으로 만들 것이라 확신하며 국내에 있는 모든 원전에 여과배기 설치 사업 추진을 주도했다. 수년 뒤, CFVS가 중대사고 위험을 감소시키지 못한다는 이유로 동 사업은 폐기됐다.

이번 조사단 발표로 추가로 밝혀진 문제는 원전 안전을 강화한다던 CFVS 설치가 오히려 안전을 훼손시켰다는 것이다. 올초 원안위는 CFVS를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에 고정하는 과정에서 소구경 파일이 수조 바닥 2곳을 관통했다고 밝혔지만 관통 지점은 총 7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건설과 프랑스 아레바의 컨소시엄으로 시공된 CFVS의 관통 사고에 대해 국제 소송이 진행 중이나, 당초 시공사의 설치 계획을 승인한 최종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한수원과 원안위, KINS는 해당 사실을 적어도 수년 전 확인했으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조사나 연구 계획을 수립하는데 시간을 낭비했다.

셋, 원안위, 한수원, KINS는 월성원전 2, 3, 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안전성 확인을 위한 조사 대책을 속히 마련하라

월성 1호기의 오염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월성원전 2, 3, 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의 건전성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장수조 방수를 위한 에폭시 성능 결함이나 열화 현상으로 인한 콘크리트 균열 등 추가적인 결함이 없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원안위, 한수원, KINS는 나머지 원자로 3기의 저장수조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즉각 실시하고 추가적인 부지 오염과 삼중수소의 환경 유출을 차단해 국내 원전의 안전 운영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엄중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월성원전 사태는 국내 원전 가동 역사상 전례 없는 방사능 누설 사고”라며, “97년 저장수조 부실 공사에서부터 2012년 황당한 수조 바닥 관통 시공 모두 국내 원전 관리 실태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이자 명백한 인재”라고 꼬집었다.

“한수원, 원안위와 KINS는 방사성 물질로 인한 지하 환경 오염에 대한 소극적 대응을 멈추고 즉각 인근 주민과 지역 피해 규모에 대한 조사 대책 제시와 함께 누설 차단을 위한 보수 공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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