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학회 “차기 정부 에너지 정책은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에너지 안보가 최우선 ”

에너지학회·자원경제학회 ‘합리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차기정부의 과제’ 세미나
전력공급 안정화 방안이 먼저
녹색금융·에너지세제 개편 추진해야
정책 거버넌스 개혁해야

조성훈기자 승인 2021.11.22 12:12 의견 0
(자료=한국에너지학회)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에너지 안보가 최우선적인 에너지 정책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에너지학회와 한국자원경제학회는 18일 ‘합리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차기정부의 과제’를 주제로 공동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고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있어서의 생산적인 대안을 모색했다.

‘2030년 NDC 목표 상향과 한국경제’ 주제로 지난 9월 2일 개최되었던 세미나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공동 세미나이며, 조영탁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조홍종 단국대 교수,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등이 참여하였다.

세미나에서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는 “현재 글로벌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에너지 가격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주기적으로 반복될 위험이 커졌다”며 “차기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에너지 안보가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한국에너지학회)


◇전력공급 안정화 방안이 먼저

전문가들은 탄소중립에 따라 전력산업이 극단적인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잦아진 이상기후와 이에 따른 화석연료 가격 변동성의 극대화로 강건하고 유연한 전력시스템 구축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과 탄소중립 달성의 필수조건이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전력 안전성을 달성하기 어렵고 송배전망 확충과 전력시장 개선, 에너지 믹스 다변화 등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진영중립의 자세로 에너지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봤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유연성 자원과 강력한 전력망을 구축하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고품질의 전력공급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탄소중립 전환기술 개발 ▲강건한 전력망 구현 ▲도매전력시장 개선 ▲시스템 기반 전력공급 안정화 대책 등을 통해 전력공급 안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탄소중립안은 다분히 공급 중심의 계획으로, 수요관리에 대한 혁신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가격 정상화와 시장 기능을 통한 수요 감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시간 시장을 포함해 제약기반 가격제도, 가격입찰제 등 차기 에너지 시장을 도입함으로써 도매전력시장을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 갈등이 극심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자원 적정성과 안정도, 회복력, 에너지안보 등을 체계적으로 고려하는 전력망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영탁 한밭대 교수도 탄소감축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와 시장 설계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탄소비용제는 저탄소 산업의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수요절약과 공급혁신을 유도하는 한편, 기업의 설비투자와 파이낸싱의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재생에너지에 전력 안정성을 맡기는 나라는 없다”며 “원전, 화석연료, 재생에너지의 적정한 믹스 구성과 함께 송배전망 확충, 분산화를 위한 전력시장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녹색금융·에너지세제 개편 추진해야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면밀한 비용 추계와 재원조달 로드맵을 구축해 장기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재원조달 로드맵을 수립해야 민간투자를 유인하고 효율적인 탄소중립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에 따르면 내년 탄소중립 관련 예산은 총 12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2%, 국가 R&D 예산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배출권 유상할당 9000억원 ▲교통에너지환경세금 일부 ▲전력산업기반기금(2~3조원) ▲예특회계로 구성돼 현재로서는 새로운 재원 없이는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조 교수는 “현재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탄소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당장 도입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탄소세를 도입한다면 법인세 등 기존 세금을 조정해 기업의 추가적인 조세 부담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탄소감축 기술에 대한 R&D에 세제 혜택과 각종 금융지원 등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소중립 투자에 대한 저리상품 개발과 보증 확대, 각종 세율·세액 공제 확대가 함께 제공돼야 민간부문의 자발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영탁 한밭대 교수도 정부의 예산제약과 재정안정성을 고려하면 정부재정에 의한 투자 지원에 한계가 있다는 데에 공감했다.

이에 조 교수는 에너지부문뿐 아니라 금융부문도 이른바 녹색금융 제도를 정비하고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색금융의 기준이 되는 K-택소노미와 관련해 국제표준을 따르되 우리 산업과 에너지 여건을 반영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과도기에 있는 가스발전과 원전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조 교수는 또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건전성 기준으로 한국 자본시장은 금융건전성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행 탄소중립 시나리오대로 가면 국가 재정건전성은 물론 금융건전성 문제도 불거져 국내 금융권의 취약점이 대두될 수 있어 탄소중립 프로세스와 금융건전성 간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책 거버넌스 개혁해야

한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려는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조영탁 한밭대 교수는 “탄소중립은 장기간에 걸친 혁신과정으로, 사회적 합의에 의한 긴 호흡의 일관된 의사결정구조가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그간 온실가스 감축계획, 국가에너지기본계획 등 최상위 정책결정 과정에서 진영논리의 영향력이 확대돼 왔다”며 “이로 인해 정권교체기마다 에너지믹스와 정책방향이 급변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너지정책은 정부와 민간의 장기투자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일관성과 장기지속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차기정부는 탄소중립위원회에 대한 정치적인 진영논리의 영향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조 교수는 ‘진영중립’ 차원에서 탄소중립위원회 등의 위원 구성과 운영을 갖추는 한편, 행정부처의 에너지정책 집행 권한을 강화하고 규제부서와 정책부서를 분리하는 등 정책 거버넌스 전반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력요금을 비롯한 각종 에너지요금이 정부의 직접 통제 하에 있는 한 탄소중립은 매우 힘들 것”이라며 “과도기적으로 전력요금 등을 독립적인 규제위원회에서 심의·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전력요금을 결정하는데 정치적인 부담을 경감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를 위해 조 교수는 ‘진영중립’ 차원에서 탄소중립위원회 등의 위원 구성과 운영을 갖추는 한편, 행정부처의 에너지정책 집행 권한을 강화하고 규제부서와 정책부서를 분리하는 등 정책 거버넌스 전반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력요금을 비롯한 각종 에너지요금이 정부의 직접 통제 하에 있는 한 탄소중립은 매우 힘들 것”이라며 “과도기적으로 전력요금 등을 독립적인 규제위원회에서 심의·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전력요금을 결정하는데 정치적인 부담을 경감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조 교수는 “전기위원회 등 중요 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정부부처와의 독립성을 보장해 부처정책에 대한 심사와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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