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녹색분류체계 "원자력포함 강력 반대"

기후솔루션 등 공동서명서 발표… “녹색분류체계 더 이상 누더기 돼선 안돼”

이호선 기자 승인 2022.01.06 19:53 의견 0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회원국들에 보낸 EU 지속가능 분류체계(EU-Taxonomy) 초안에 원자력이 포함된 것이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의해 보도되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EU 지속가능 분류체계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닌 초안일 뿐이며, EU는 지난해부터 원전의 지속가능 분류체계 포함여부를 놓고 회원국 간 치열한 갈등을 겪고 있다.

-by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 환경운동연합

독일은 원자력 발전소의 단계적 폐기의 일환으로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할 예정이다.(사진=DW.COM)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환경운동연합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회원국들에 보낸 ‘EU 지속가능 분류체계’ 초안에 원자력이 포함된 것이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의해 보도되며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6일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이같은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 단체들은 성명서에서 “EU 지속가능 분류체계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닌 초안일 뿐이며 EU는 지난해부터 원전의 지속가능 분류체계 포함 여부를 놓고 회원국간 치열한 갈등을 겪고 있다”며 “초안이 회원국에 회람된 후 당장 오스트리아 환경장관은 원전이 포함된 초안이 확정될 경우 소송을 예고했고 독일 환경장관 역시 ‘파괴적 환경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수임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인 12월 30일, 우리 정부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지침서’를 발표했다. 원전은 빠졌지만 논란 끝에 LNG 발전과 블루수소 등이 포함되며 녹색분류체계의 원칙적 의미가 퇴색 되었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생태위기의 극복을 위한 금융 시장의 적극적 녹색금융 투자 활성화를 돕는 지침서인 녹색분류체계에 환경을 파괴하는 경제활동이 일부 포함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런데 EU 지속가능 분류체계 초안 내용이 보도된 후, 국내에서도 녹색분류체계에 원전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심각하게 후퇴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까지 포함해야 한다면 녹색분류체계는 원칙을 저버린 다는것이다.

원전은 본질적으로 ‘녹색’이 될 수 없는 심각한 오염원이다. 우라늄 채굴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이 방사능 물질에 피폭되는 사례도 많고 운영 중인 원전 인근 주민들의 체내에서도 방사능 물질이 다량 검출된다.

원전 운영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다량의 방사성폐기물 처분 또한 문제다. 처리 기술은 물론 정책적 대안도 없어 현재 임시로 원전 내 수조에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원전으로 인한 대형 참사 위험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신화에 가깝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국내 원전은 여러 차례 비계획적인 정지·방사능 물질 유출 등의 크고 작은 ‘사고’를 겪었다.

이러한 사고 위험은 막대한 비용을 발생시키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환 과정에 심각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원전이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되지 않음으로써 원전 수출에 차질이 생긴다는 주장 역시 어불성설이다. 녹색분류체계와 무관하게 세계적으로 원전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은 지속적으로 어려워져 온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 파산 사례 등을 볼 때 원전 프로젝트는 안전성·환경성으로 인한 비용 리스크가 상시적으로 존재했으며 이로 인해 국제적으로 원전의 경제성은 점점 악화되어 왔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위험하고 반환경적인 에너지원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는 것은 원전에 녹색분칠(Green Washing)을 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은 “그런데 EU 지속가능 분류체계 초안 내용이 보도된 후 국내에서도 녹색분류체계에 원전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이미 심각하게 후퇴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까지 포함해야 한다면 녹색분류체계는 원칙을 저버린 누더기가 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LNG발전의 한시적 포함으로 이미 녹색분류체계는 불완전한 것이 됐다”며 “여기에 더해 위험한 오염원인 원전까지 포함한다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결코 금융 시장에서 변별력과 신뢰성을 가지는 가이드라인으로 작동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환경부(장관 한정애)는 지난해 말 공개된 유럽연합(EU)의 원자력발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포함한 녹색분류체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초안이며, 최소 4개월 이상의 논의를 거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3일 밝혔다.

이에 환경부는 유럽연합의 논의과정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그 기준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원전과 LNG 발전을 포함한 녹색분류체계 초안은 회원국과 전문가 그룹의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1월 중에 유럽연합 의회와 이사회에 보내질 예정이다.

또한 유럽연합 의회와 이사회에서도 최종안으로 채택되기까지 최소 4개월(2개월 범위에서 연장 가능)이 소요되며, 이 과정에서 찬성과 반대 국가 사이에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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