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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어디까지 왔나” …LG vs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상온에서 빠른 속도로 충전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 주행거리 '900km 시대' 열리나

  • Editor. 조성훈기자
  • 입력 2021.09.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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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스케이프의 전고체 배터리를 채용한 폭스바겐 전기차 예상도.(사진=퀀텀스케이프)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획기적인 혁신 기술이 개발되며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상태 전해질을 사용한 리튬이온배터리를 고체화한 배터리라고 보면 된다. 액체 전해질의 리튬이온배터리보다 구조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외부 충격, 배터리 팽창 등 배터리 손상에 따른 화재·폭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충전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어 리튬이온배터리를 이을 차세대 2차전지로 주목받는다. 대용량 구현이 가능해 주행거리 측면에서의 경쟁력도 갖췄다. 다만 고체 특성상 전도성이 낮아 효율은 다소 떨어지고 가격이 높다는 게 문제다.

2020년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인포그래픽.(사진=삼성전자)


◇삼성SDI, 배터리 로드맵 제시

삼성SDI가 전기차용 배터리셀 기술 로드맵을 제시했다. 삼성SDI는 제 8회 국제전기차엑스포 전시에서 올해 말 5세대 배터리를 비롯해 2023년 6세대, 2025년 7세대, 2027년 8세대 배터리를 내놓을 것이라며 자체 로드맵을 소개했다. 7세대까지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유지하고 8세대부터는 차세대 2차전지 '전고체 배터리'를 선보여 포스트리튬이온 시대를 열겠다는 게 삼성SDI의 구상이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 8세대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900km 이상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급속 충전은 관련해서는 연구 중이다. 에너지가 빠르게 투입되는 만큼 안전, 충전 속도 등이 모두 균형을 이뤄야 하는 만큼 개발 난이도가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앞서 중간 단계로 출시되는 게 6~7세대 배터리다. 모두 리튬이온배터리이나 실리콘 음극재를 활용한 삼성SDI의 독자기술인 '실리콘 탄소 나노복합체(SCN)'를 적용해 기존 리튬이온배터리가 가진 취약점을 극복한 점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Gen5' 5세대 배터리에도 투입되나 2023년 예정된 6세대 이후 모델과는 실리콘 함량에 차이가 있다. 주로 사용하는 음극 소재인 흑연이 실리콘으로 대체되면 에너지 밀도가 무려 10%나 좋아진다. 주행거리, 충전시간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실제 6세대 배터리의 경우 80% 충전까지 단 15분이면 된다. 실제 10분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삼성SDI 측은 설명했다. 주행거리는 700km 수준으로 전망된다.

다만 부피가 팽창하는 등 구조적 안전성이 떨어지는 점은 실리콘 음극재의 한계다. 제조사들이 기존 흑연 음극재에 실리콘 함량을 늘리는 정도로 현재 제품을 선보이는 이유다. 실리콘 구조적 안정화는 배터리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인 셈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음극재에 실리콘에 들어가게 되면 강성이 좋아지면서 내구성이 좋아진다"며 "급속 충전을 하면 에너지가 급하게 들어가고, 배터리가 이를 버틸 힘이 있어야 한다. 실리콘이 이 부분을 어느정도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 점을 활용해 충전 시간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온 구동 장수명 전고체 전지의 충전 진행 과정.(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이하 UCSD)와 공동 연구로 기존 60도 이상에서만 충전이 가능했던 기술적 한계를 넘어 상온에서도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실리콘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중 상온에서 충방전 수명이 500회 이상인 건 처음이다.

이번 연구 논문은 24일 세계 과학계 연구성과 지표의 기준이 되는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에 실려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함으로써 현재 사용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고 안전성도 강화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리튬 금속을 음극으로 적용한 기존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온도에 민감해 60도 혹은 그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만 충전할 수 있는데다 느린 충전 속도가 한계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의 음극에서 도전(導電)재와 바인더를 제거하고 5um 내외의 입자 크기를 가진 '마이크로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비해 10배 높은 용량을 가져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한 필수 소재로 손꼽히지만 충방전 중 큰 부피 변화 때문에 실제 적용이 까다로운 소재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기존 연구에서 실리콘 음극재의 부피 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100nm(나노미터, 0.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 크기를 가진 나노 실리콘을 적용한 데 반해 이 연구에 적용된 마이크로 실리콘은 나노 실리콘보다 저렴하고 사용이 더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500번 이상의 충전과 방전 이후에도 80%이상의 잔존 용량을 유지하고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도 약 40% 높이는 것이 가능해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인 진일보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결과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오픈 이노베이션 차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배터리 이노베이션 콘테스트의 지원 과제가 실제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CPO 김명환 사장은 "UCSD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에서의 의미 있는 기술 개발로 사이언스 저널에 실리게 돼 굉장히 기쁘고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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