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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글로벌 ICT 기업, 탈탄소 경쟁력 많이 부족하다”

그린피스 ‘탈탄소 경쟁, 어디까지 왔나?’ 보고서 발표… 30개 기업 평가
삼성 D·샤오미 D-·소니 C+… ‘B 이상’ 성적 받은 기업 한 곳도 없어
매출 1위 삼성전자, 탈탄소 성적 23위… 삼성디스플레이·카카오 F ‘최하위’
“삼성전자, 해외서 활용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조달 제도 국내서도 가능”

  • Editor. 이호선 기자
  • 입력 2021.12.0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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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샤오미, 소니 등 한·중·일 3국의 주요 ICT 기업들은 매출이나 브랜드 인지도에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탈탄소 경쟁력은 글로벌 수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10개 기업 중 절반 정도가 구체적인 시점을 포함한 탄소중립 목표와 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수립했지만, 목표연도도 늦을 뿐만 아니라 전 지역과 공급망까지 포함한 실천에는 전반적으로 크게 미흡한 수준이다. 특히,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정부에 더 야심찬 재생에너지 정책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데 있어서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애플과 구글 등 주요 글로벌 ICT 기업들이 기후위기 대응과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선도하고 있는 것과 확연하게 대조적이다.

삼성전자, 샤오미, 소니 등 한·중·일 3국의 주요 ICT 기업들은 매출이나 브랜드 인지도에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탈탄소 경쟁력은 글로벌 수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선두권 기업인 삼성전자는 기대와 달리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100% 사용 목표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2일 삼성전자 등 한·중·일 30개 ICT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응과 재생에너지 사용 노력을 총괄적으로 조사·평가한 '탈탄소 경쟁, 어디까지 왔나?' 보고서를 발표했다.

평가는 지난 9월 30일까지 공개된 공식적인 정보를 활용해 ▲기후위기 대응 약속 ▲기후위기 대응 실천 ▲정보공개의 투명성 ▲기후위기 대응 정책 옹호 활동 등 4개 부문에 대해 실시했다.

(자료=그린피스)


평가 결과 조사대상 30개 기업 중 B 이상의 성적을 받은 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C+에 그쳤고 한국 기업 중에서는 LG전자가 C-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

◇LG전자와 파나소닉 100% 목표달성

LG전자와 파나소닉 등 18개 기업이 향후 30년 안에 탄소중립이나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소니와 LG전자 등 7개 기업은 2050년 이전 재생에너지 100% 달성 목표를 수립했다.

이 중 야후재팬과 라쿠텐은 2030년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기업의 재생에너지 100% 달성 목표는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목표가 아니다. 공급망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까지 자사의 목표에 포함한 기업은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 3개 기업뿐으로 집계됐다.

(자료=그린피스)


◇삼성전자 30개 기업중 23위

지난해 순이익 기준 아시아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기후 성적표에서 D를 받아 30개 기업 중 23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탄소중립 목표와 재생에너지 100% 사용 목표를 수립하지 않았고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활동도 확인되지 않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1년 약 530만톤에서 2020년에 1253만톤으로 지난 9년 동안 13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121조원에서 166조원으로 증가해 매출액 대비 배출량도 1억원 당 4.4톤에서 7.5톤으로 늘어났다.

해외에서는 삼성전자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6월 미국, 유럽, 중국에서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10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고 지난해 그 목표를 실제로 달성했다.

녹색요금제와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및 PPA(전력구매계약)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조달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상황을 더욱 개선하기 위해 미국에서 2024년 초까지 새로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진행해 100% 재생에너지 전력을 지역에서 확보한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그러한 적극적인 계획이 없다.

◇주요 ICT 기업 중 C+ 보다 높은 평가받은 기업 한곳도없어

평가 대상이 된 한·중·일의 주요 ICT 기업 중 어느 기업도 C+ 보다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20 RE100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RE100 가입 기업의 2019년 데이터 기준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100% 목표연도는 평균 2028년이며, 100%를 달성한 곳도 53곳에 달한다.

평가된 한·중·일의 주요 ICT 기업 중에는 '공급망까지 포함한 2030년 이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100% 달성' 목표를 수립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는 기업이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그린피스)


◇SONY 높은평가 받아

평가 대상 중에서는 그나마 소니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수립한 것, 공급망까지 포함한 탄소중립 목표를 세운 것, 높은 정보공개 투명성, 적극적인 정책 옹호 활동 등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된 주요 요인이다.

그러나 소니 역시 2021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중은 7%에 불과해 글로벌 평균에서도 한참 뒤떨어져 있다. 동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글로벌 ICT 선도기업인 삼성전자는 D, 샤오미와 알리바바는 D- 등급의 낮은 성적을 받았다. 이 세 기업은 모두 탄소중립 목표와 재생에너지 100% 사용 목표를 수립하지 않고 있다.

◇샤오미와 알리바바, 매우 낮은 평가

샤오미와 알리바바는 투명성에서도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 대상이 된 한국의 10개 기업 중에서는 LG전자가 C-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 기후위기 대응 약속 부문과 정보공개의 투명성 부분에서 다른 기업보다 점수를 높게 받은 것이 주된 이유이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전체 주택용 전력 소비량의 1/5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사용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활용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조달 제도가 이제 국내에서도 가능해진 만큼 삼성전자가 재생에너지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도 “애플은 2018년 자사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2030년까지는 글로벌 공급망 전체를 포함해 100%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탄소중립까지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두 배나 많은 양을 순배출 제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라며 “삼성전자도 최소한 2030년 이전 주요 생산거점인 한국과 베트남을 포함한 공급망 전체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수립하고 실천하기를 바란다”고 말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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